★일상

나의 여드름(모낭염) 퇴치 방법(2. 실천-물세안)

abyu 2023. 1. 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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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드름(모낭염) 퇴치 방법(1. 프롤로그)

제목과 같이 '나(작성자)'의 피부에 적합했던 여드름 퇴치 방법이다. 완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100%가 아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금의 트러블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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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1편에 이어 2편 실천방법에 대해 설명하겠다.

 앞서 말한 대로 내가 적용한 설루션은 2가지이며 현재까지도 효과를 보고 있다. 정말 우연하고도 기막힌 타이밍으로 2가지 방법을 실천하지 않았어도 호르몬이라던지 기타 알 수 없는 내외부 환경의 변화로 더 이상 피부트러블이 발생하지 않았을 나의 상태였을 수도 있지만 나는 현재의 방법에 매우 만족한다. 그리고 밑져야 본전인 상태일 이 글을 찾아 헤맨 당신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1. 화장품 끊기

 이 방법은 내가 부단히도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헤맬 때 발견한 어느 블로거(베지미나 님)의 실천 후기와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책은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였고 그 내용은 화장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30년을 넘게 당연하게 함께해온 화장품들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는 내용은 충격과 함께 '이렇게 하면 내게도 효과 있을까?' 하는 기대에 찬 실천 충동도 일었다. 

 그 화장품이란 세안 후 바르는 스킨, 로션, 크림 등은 물론이고 세안제인 폼클렌징도 포함되는 것이었다. 약산성이라 괜찮다느니 애기들도 쓰는 순한 거라느니 하는(내가 이미 다 써볼 것들이며 로션종류도 참 많이도 바꿨다) 모든 것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즉 '물세안'이라는 것이다. 오직 물로만 세안하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피부타입은 복합성이었다. 이마를 포함한 티존은 지성으로 늘 번들거렸고 양 볼과 턱은 건성으로 건조했다. 

 세안제로 씻어낸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을때의 그 당김은 상당히 괴로운 느낌이다. 그렇다고 기름이 번들번들한 상태에서 세안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씻으면 그게 잘 씻어질까? 하는 의문도 뒤따랐다. 무턱대고 실천하기엔 그간의 내 관성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후기를 살폈다.

 물세안을 시작하면 그동안 벅벅 벗겨낸 피부의 보호막을 형성해줬던 각질층이 회복되어 한번 정도 두껍게 각질층이 형성된 후 자연 탈락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가 좀 고비일 것 같았다.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다니니가 좀 껄끄럽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야흐로 팬데믹 시대에 모두들 마스크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두려울 게 없었다. 까짓 거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책에서도 설명되어있지만 인류가 씻을때 세안제를 이용해서 씻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나도 생각했다. 물로 씻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것이 자연스럽긴 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진화론이든 조물주 창조론이든 인류가 등장할 때 폼클렌징으로 얼굴 씻고 로션으로 마무리하도록 만들지는 않았을 테니까.

 세안 방법은 샤워기를 약하게 틀고 얼굴을 갖다 대거나 받아놓은 물을 얼굴에 가져다 대는 느낌으로 한다. 이마, 코, 볼, 턱. 그리고 이게 끝이다. 손으로 얼굴을 비비거나 하지 않는다. 강제로 각질을 떼어내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재생하고 스스로 탈락할 때까지 둔다. 물세안 시작 몇 주 후 얼굴에 각질들이 두껍게 쌓였다. 염증이 심했던 곳은 더 두꺼운 각질이 생겼다. 염증 부위 중심으로 자그마한 가뭄이 일어난 것처럼 각질들이 두껍게 형성되었다. 내가 그만큼 더 박박 문질러서 각질을 없애버린 염증 부위라 더 강한 재생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되었다.

 누가 보면 좀 흉하다 생각될 수도 있었지만 마스크 덕분에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몇 주가 더 흘렀다. 세안 방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샤워기를 약하게 틀고(얼굴에 닿으면 그냥 흘러내릴 정도로 부드럽게) 얼굴을 갖다대서 전체적으로 물로 씻어내면(손은 대지 않는다) 검정색 배수 거름망에 밤새 탈락된 하얀 각질들이 씻겨나간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보기 흉했던 두꺼운 각질들은 또 몇주 후 자동으로 탈락되고 각질로 보호받았던 만들 한 새살이 보였다.

 물세안만 했을 때 얼굴이 기름지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딱히 그런 문제는 없었다. 물론 손으로 문지르면 기름은 묻어나는데 그 정도가 전처럼, 그러니까 세안제를 사용한 뒤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번들거리던 정도보다도 훨씬 덜했다. 이전에는 세안제에 로션을 바르면 출근해서 수시로 기름종이나 휴지로 이마와 코의 기름을 닦았는데 지금은 딱히 닦지 않아도 전보다는 덜한 것이 신기했다.

대충 요런 느낌. 문지르는 것이 아닌 물을 촤~하는 느낌.

 또한 물세안은 얼굴을 벅벅 문질러 닦는 것이 아닌 밤새 자연 탈락된 각질을 물을 흘려 씻어내는 개념이기 때문에 세안 후 얼굴의 당김도 지금은 거의 없다. 물론 건조한 겨울에는 볼이나 이마 쪽으로 하얀 각질이 조금씩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에는 볼과 이마에 각질 일어난 부위에만 살짝 로션을 발라준다. 그냥 아무 로션이나 바른다. 그래도 문제없더라. 그렇다고 매일 바르는 것도 아니다.

 그럼 자외선 차단은 어떻게 하는가의 문제가 남았다. 수시간 단위로 선크림을 덧바르는 것이 일상화되었는데 선크림을 바르면 세안제를 이용해 깨끗이 지워야만 했다. 나는 감수하기로 했다. 평생 여드름과 모낭염과 그로 인한 흉터로 스트레스받으며 사느니 피부노화가 좀 더 생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피부노화가 맹렬히 촉진되는 환경에 놓일 일도 사실 잘 없다.

 땡볕에 해를 정면으로 장시간 마주하고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고 여름 같은 경우는 양산이나 우산을 항시 지참하므로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위험은 상당히 낮다. 물론 바닥으로부터의 복사열도 뜨겁지만 여름에 장시간 야외에 있을 일도 적다. 해변으로 놀러 간다면 그때는 예외적으로 선크림을 허용해도 될 것 같다. 며칠 정도는 세안제로 각질층이 파괴되겠지만 금세 회복된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사용만 아니라면 괜찮을 거라는 판단이 섰다.

 내친김에 샴푸도 쓰지 않는 노푸를 실행했다. 머리를 물로만 감는 것이다. 혹시나 냄새가 나거나 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처음엔 좀 나는가 싶은 느낌이 들더니 1년 이상 실행해온 지금은 딱히 냄새가 나진 않는다.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 지인과 미용사에게도 물어봐서 확인을 했다.

 이렇게 하니 가장 중요한 목표인 피부트러블 발생률이 현저하게 낮아졌고 화장품에 사용되는 고정 지출이 줄어드는 건 물론이요, 환경보호에 일조하는 뿌듯함은 덤이었다. 하지만 귀 뒤, 귓구멍,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주요 부위는 여전히 세안제나 바디샤워를 사용한다. 이건 내가 좀 견디기 어려웠다.

 어쨌든 물세안과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난 상당한 효과를 보았고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하고 싶다. 내용이 길어져 2. 정제식품 줄이기(섭취했다면 충분한 활동으로 혈당 낮추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다.